도파민, 이대로 둬도 되는가?

2024. 11. 26. 03:16요즘


도파민, 도파민 하는데... 좋은 거야, 나쁜 거야?

도파민(dopamine)은 신경전달물질로, 뇌의 쾌락과 보상 체계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무언가를 얻거나 성취했을 때 느끼는 기쁨, 혹은 무언가를 원하게 만드는 욕구의 뿌리가 바로 도파민에 있다. 이 물질은 인류를 발전시킨 동기와 창조의 원천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화면에 뜨는 알림, 끝도 없이 이어지는 짧은 동영상, 누군가의 '좋아요' 알림 한 줄. 쇼핑몰에서 장바구니를 채우는 순간의 설렘, 한 입 베어 문 단 음식의 달콤함. 이 모든 것이 도파민의 버튼을 누른다. 우리는 이 자극이 단순히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것이 지나치게 자주 분비될 때 시작된다. 쉽게 얻어진 도파민은 우리를 더 게으르게, 더 충동적으로 만들며, 결국 인내심과 성취감을 서서히 무너뜨린다.




진득하게 무언가를 하지 못하는 시대

빠른 자극에 길들여지면 느리고 반복적인 작업을 견디지 못하게 된다. 책 한 권을 읽는 대신 몇 줄 요약된 글을 찾고, 인내가 필요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한다. 이 모든 것은 쉽게 얻은 도파민이 뇌의 구조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꾸준함과 노력을 통해 얻는 성취는 점점 매력이 사라지고, 즉각적인 쾌락만을 추구하게 된다.
도파민이 남발되면 뇌에도 내성이 생긴다. 작은 자극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게 되고, 더 강한 자극만을 요구한다(현대인들이 갈수록 "공허하다"라며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우리 뇌는 점점 둔감해지며, 성취나 노력에서 얻는 본래의 기쁨조차 무뎌진다. 더 많은 자극을 원하면서도 그것을 견디는 힘은 약해지는 것이다. 결국 진득하게 어떤 일을 끝까지 해내는 인내력이 사라진다. 쉽게 도파민을 얻는 습관은 우리가 깊은 몰입과 성취를 경험할 기회를 박탈한다.

노력에서 오는 도파민, 그것이 진짜다

우리는 즉각적인 도파민 분비를 멈추고, 깊이 있는 삶을 선택해야 한다. 도파민은 단지 우리의 삶을 즐겁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성취를 통해 얻는 진정한 만족감을 알려주는 도구다. 오래 걸리고 힘든 과정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은 짧은 쾌락보다 훨씬 더 오래 기억되고, 삶의 방향을 바꾸는 힘이 된다.

짧은 결론만 들어있는 영상 리뷰를 보는 대신 직접 책 한 권을 읽고 요점을 정리하는 일, 몇 시간 동안 게임을 하는 대신 깊이 사유하고 내 삶의 방향과 관련된 중요한 주제를 놓고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일. 예를 들면 이런 노력 속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은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된다.




먹거리를 선택하듯, 도파민도 선택하자

도파민은 조절 가능한 물질이다.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달려드는 갖가지 달콤한 자극에 휘둘리지 않고, 진정한 성취를 통해 얻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뇌는 우리 선택에 따라 다시 길들여질 수 있다.
인스턴트 도파민 대신, 땀 흘려 직접 재배한 도파민을 지향하자.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즉각적인 즐거움이 아닌 깊고 오래가는 만족을 경험할 수 있다.

당신의 도파민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것은 당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가, 아니면 점점 더 나약하게 만드는가?

도파민, 그것은 나를 변화시키는 양날의 칼이다. 이제는 컨트롤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