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기술은 우리가 원했던 것 이상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의료·과학 등의 분야는 그렇다 쳐도, 로봇이니 한계가 있을 것이라 여겼던 창작이나 예술 분야에서까지 AI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제는 상담도 척척해내니, 못할 것이 무엇이겠는가. AI를 판결에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이토록 급격한 변화 속에서 우리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것이 되었다.
"기계가 나보다 더 잘한다면, 나는 어떤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두려움의 이유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

AI가 발달할수록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불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사람의 일을 대체하다 내 자리를, 나의 '쓸모'를 대신하고, 마침내 '나'를 대체할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한다.
그러나 우리가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할 것은 기계와 달리 사람의 가치는 쓸모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필자는 현대사회의 어두운 면이 바로 사람의 가치를 쓸모로 매기는 풍조라는 생각을 한다.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보여줄 수 있는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지난 글에서 소개했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의 저자 빅터 프랭클은 그것이 바로 '히틀러의 사고방식'이라고 했다. 어린아이, 노인이 대개 그렇듯 힘이 약해 노동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아파서 허약해질 경우 바로 가스실로 보내버리는, 사람을 오직 쓸모로만 규정하는 방식 말이다).
사람은 살아있다. 정신을 가진 존재다. 관계를 맺고, 가치를 부여하고 의미를 창조하는 존재다. 특히 영혼을 가진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사랑'은 단순히 감정을 느끼는 일이 아니라, 책임을 지고, 때로는 불합리한 선택을 하며 희생과 인내까지 감수하는 숭고한 것이다. 바로 여기에 극명한 차이가 있다. 기계는 효율만을 따르지만 사람은 결과를 넘어선 선택을 한다.
AI가 상담에서 뛰어난 기술적 해답을 제시할 수 있어도, 진정한 공감과 연대, 감정적 지지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

AI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술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면서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많은 실리적인 것을 나열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자세'들을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은 태도가 필요하다.

1. 고유의 영역에 집중하기
AI가 따라 할 수 없는 가치를 발휘해야 한다. 진정성을 요구하는 영역은 여전히 사람이 주도할 수 있다. 기술을 넘어서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부지런히 찾고, 집중하자.

2. 기술과 협력하기
AI는 적이 아니라 도구다. 기술의 효율성을 두려워하지 말고 이를 활용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예컨대 AI가 데이터를 분석하면, 사람은 이를 해석하고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3. 관계에 투자하기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관계는 우리 삶의 핵심이다. 빠르게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세상에서도, 가족, 친구, 동료와의 관계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 느림 속에서 우리는 사람다움을 유지할 수 있다.

4. 본질을 잃지 않기
AI는 효율적이고 정확하지만,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기술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를 주도적으로 고민하고, 책임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위기로만 보지 말고, 기회로 삼아보자

사랑, 관계, 그리고 의미 창조는 AI가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다. 기술은 변하지만 우리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결국, 사람은 기술을 넘어선다.

오히려 AI 시대는 우리의 역할을 더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게 되는 하나의 과정이라 하겠다. 가장 사람다운 가치와 역할을 찾고 잘 발휘하는 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우리는 기술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것을 통해 더 깊은 성장을 이루어가야 한다.